2008년 05월 04일
하악하악 킹왕짱!
하악하악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네오북)
나의 점수 : ★★★★
내가 이외수를 처음 안 것은 KBS 버라이어티 쇼인 1박 2일에서였다.
범상치 않은 외모지만, 그 얼굴만은 해밝아 보여서 꽤 인상에 남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YES24에 이 책이 뜨자 앞뒤 가리지 않고 사버렸다. 사고나서 보니 꽤 유명한 소설작가 였다는 걸 알았음...;;
솔직하게 말하면 이 분 소설은 한권도 안봤는데 이 책을 사버린 것은 어디까지나 제목의 힘! 그리고 목차가 환상이었다.
[목차]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그동안 쓰레기언어, DC 초딩들이나 쓰는 말초적인 단어로 치부되던 것들이 드디어 문학(?)으로 흡수되는 것인가?!?!
내용은 재미있는 글, 생각해볼만한 글, 그냥 하고싶은 말, 그리고 개똥철학 까지 짤막짤막한 글들로 채워져 있어서 집중하면 한시간 만에라도 후다닥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내용이 아니라 문장의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자유로운 영혼을 느꼈다고 하면 좀 오버일까나? ^-^
불가촉천민 취급 받으며 고상하신 분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단어를 이렇게 맛깔스럽게 표현하다니... 네티즌 경력 15년 만에 느껴보는 작은 감동이다. ^-^
인터넷에서 퍼지는 신조어가 유행따라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정말 저질에 듣기만 해도 기분나빠지는 표현도 많지만, 개중에는 별처럼 빛나는 것들도 꽤 있다. 마치 쓰레기 밭에서 지혼자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 한번 들으면 웃음이 베시시 나면서 나도 모르게 그 표현을 쓰고 있을때도 종종 있기도 하다.
해학적이어 베시시 웃음이 새나오는 단어, 문어체로 표현하기 난감하기만 해서 표현할 생각도 못하던 것이 마치 어느순간 깨달음이 온것만같이 한단어로 표현되는 참신한 말... 이런 것들이 저 쓰레기장에서 지금 마구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온갖 단어와 표현이 새로 생기면서 네티즌의 선택을 받기 위해 룰없는 이종격투기가 벌어지는 그곳은 단연코 국어의 격전지! 단어의 DNA 합성이 10배는 빠르게 발생하며 각종 변종과 진화가 일어나는 그곳! 멀리서 보면 쓰레기장 처럼 보이고 가까이서 봐도 악취가 코를 찌르긴 하지만(^-^) 우리 국어의 미래가 일부분이라도 그곳에서 꽃피는게 아닐까 한다.
하여간, 별 미친놈들이 득시글 거리는 곳이 바로 DC와 인터넷.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곳이라고 말해고 싶다. 예술(...)은 바로 그런 (더럽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탄생한다고나 할까? 천재의 수 많큼 머저리가 있는것이 현실이지만 그 비율이 1대 1000이라고 해도 그런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계속 되기를 바란다.
# by | 2008/05/04 21:18 | 책 | 트랙백 | 덧글(0)



